메모 좀 하려고 앱을 찾아보면 선택지가 너무 많습니다. 그중에서도 요즘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게 Notion, Obsidian, OneNote 이 셋이에요. 저도 셋 다 써봤는데, 결론부터 말하면 “정답은 없고 자기 스타일에 맞는 게 최고"입니다. 근데 그게 뭔지 모르니까 고민이잖아요.
그래서 각각 어떤 느낌인지, 어떤 사람한테 맞는지 제 경험 위주로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.
Notion — 올인원 작업 공간
Notion은 단순한 노트 앱이 아닙니다. 프로젝트 관리, 데이터베이스, 위키, 캘린더까지 다 되는 올인원 도구예요. 처음 쓰면 “이게 노트 앱이야 프로젝트 관리 도구야?” 싶을 정도로 기능이 많습니다.
좋은 점부터 말하면, 정리 강박이 있는 사람한테 천국입니다. 데이터베이스 뷰로 노트를 테이블/보드/캘린더/갤러리 형태로 바꿔볼 수 있고, 관계형 데이터베이스처럼 노트끼리 연결도 됩니다. 팀 프로젝트에서 특히 빛나는데, 실시간 협업이 되거든요.
근데 솔직히 혼자 쓰기엔 좀 무겁습니다. 기능이 너무 많아서 세팅하는 데 시간을 잡아먹어요. “메모 좀 하려고 했는데 템플릿 만들다가 하루가 갔다"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닙니다. 그리고 오프라인에서는 제한적으로만 작동해요. 인터넷이 안 되는 환경에서 작업하는 분들에겐 치명적이죠.
또 하나, 데이터가 Notion 서버에 저장됩니다. 내 노트가 다 남의 서버에 있다는 게 신경 쓰이는 분들도 있어요. VPN을 고민하는 것처럼 개인 데이터 관리에 민감한 분이라면 이 부분도 생각해볼 포인트입니다.
Obsidian — 내 컴퓨터에 저장되는 마크다운 노트
Obsidian은 노트 앱 중에서 개발자들이 특히 좋아하는 도구입니다. 이유는 명확해요. 노트가 전부 마크다운(.md) 파일이고, 내 컴퓨터 로컬에 저장됩니다. 클라우드에 의존하지 않아요.
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적이라고 느꼈던 건 양방향 링크입니다. [[노트 이름]]만 쓰면 노트끼리 연결되고, 이게 그래프 뷰로 시각화돼요. 노트가 쌓일수록 지식의 거미줄이 만들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꽤 재미있습니다.
플러그인 생태계도 엄청납니다. 커뮤니티 플러그인이 수천 개라 캘린더, 칸반 보드, 데일리 노트, 스페이스드 리피티션까지 거의 다 됩니다. 근데 이게 양날의 검이에요. 플러그인 찾고 설정하다가 정작 메모는 안 하게 되거든요.
단점은 협업이 약하다는 겁니다. 기본적으로 로컬 파일이라 여러 사람이 함께 쓰려면 불편해요. Obsidian Sync라는 유료 서비스가 있긴 한데, Notion처럼 실시간으로 같이 편집하는 건 안 됩니다.
그리고 모바일 앱이 데스크탑만큼 쾌적하지는 않아요. 폰에서 빠르게 메모 적기에는 살짝 불편한 면이 있습니다.
OneNote — 이미 쓰고 있을지도 모르는 앱
OneNote는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이라 윈도우에 기본으로 깔려 있습니다. 의외로 안 써본 사람이 많은데, 클라우드 스토리지 비교에서 원드라이브를 쓴다면 OneNote는 자연스러운 선택이에요.
가장 큰 장점은 자유도입니다. 진짜 종이 노트처럼 아무 데나 글을 쓰고, 이미지를 붙이고, 펜으로 그릴 수 있어요. 태블릿이나 터치스크린에서 필기하기에 이 셋 중 가장 좋습니다.
또 하나, 무료입니다. Notion도 무료 플랜이 있지만 제한이 있고, Obsidian도 동기화하려면 돈이 들어요. OneNote는 마이크로소프트 계정만 있으면 완전 무료로 다 됩니다.
근데 단점도 확실해요. 구조화가 어렵습니다. 섹션 > 페이지 구조인데, 노트가 많아지면 정리가 안 돼요. Notion의 데이터베이스나 Obsidian의 양방향 링크 같은 체계적인 정리 기능이 없거든요. 노트가 100개를 넘어가면 “내가 이거 어디 적었더라” 하면서 찾는 시간이 늘어납니다.
검색이 되긴 하는데, Obsidian의 전문 검색이나 Notion의 필터링에 비하면 좀 아쉽습니다.
그래서 뭘 써야 할까
솔직히 말하면, 저는 용도에 따라 나눠서 생각합니다.
팀 프로젝트나 업무용이라면 Notion이 압도적입니다. 실시간 협업, 데이터베이스, 템플릿 기능이 팀 단위 작업에서 빛납니다. 회사에서 도입한다면 Notion이 가장 무난해요.
개인 지식 관리, 특히 개발자나 연구자라면 Obsidian을 추천합니다. 마크다운 기반이라 다른 도구로 옮기기도 쉽고, 로컬 저장이라 속도가 빠르고 프라이버시도 지킬 수 있어요. AI 코딩 어시스턴트 써보신 분들은 에디터 환경에 익숙하실 텐데, Obsidian도 비슷한 느낌으로 쓸 수 있습니다.
가볍게 메모하고 필기 위주라면 OneNote가 좋습니다. 특히 서피스 같은 터치스크린 기기에서 펜으로 필기하는 용도로는 이길 앱이 없어요.
한 가지 더 — 잠금(lock-in) 문제
노트 앱을 고를 때 꼭 생각해야 하는 게 있습니다. 내 데이터를 나중에 빼낼 수 있는가?
Obsidian은 이 부분에서 완승입니다. 마크다운 파일이니까 그냥 복사하면 됩니다. Notion은 내보내기 기능이 있긴 한데, 데이터베이스나 복잡한 페이지는 깨지는 경우가 있어요. OneNote는 내보내기가 가장 불편합니다.
이건 지금은 상관없어 보여도, 노트가 수천 개 쌓인 뒤에 다른 앱으로 옮기고 싶을 때 치명적이에요. 처음에 잘 골라야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.
마무리
노트 앱 고르는 건 사실 도구보다 자기 습관을 먼저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.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걸 좋아하면 Notion, 자유롭게 연결하면서 쌓아가는 걸 좋아하면 Obsidian, 복잡한 거 싫고 빠르게 적고 싶으면 OneNote.
세 개 다 무료로 시작할 수 있으니까 일주일씩 써보는 것도 방법이에요. 근데 경험상, 처음에 마음에 드는 게 결국 오래 씁니다. 너무 고민하지 말고 일단 시작하세요.